잠들어 꾸는 꿈
내 꿈은 직설적이다. 잠들지 않았을 때의 고민이 잠들었을 때도 이어진다. 처리하지 않은 청구서, 끝내지 못한 일, 미처 내놓지 못한 쓰레기, 완성하고 되짚어갈 때 드러나는 오류 따위다. 있을법하지 않은 일은 꿈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
허무맹랑한 꿈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며 줄어들었다. 정글과 섬, 거대한 서점, 화성을 탐험하고 나서 모래알이 물에 가라앉듯, 요 두 장을 펴면 꽉 차는 단칸방으로 되돌아오는 꿈이었다. 몇 년을 두고 반복되었던 이 꿈은 내 방이 생기자 사라졌다. 살인귀에게 쫓겨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뚫리거나, 등이 크게 베이는 꿈도 있었다. 이 역시 사라졌다.
그래서 나는 성실하게 현실과 개연적인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지난 주말에 틈입한 꿈 하나를 빼면 그랬다.
꿈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얼마나 기분이 나빴는지 말하기도 어렵다. 눈을 뜬 채로 이건 꿈인데, 어차피 꿈인데…하고 되풀이해 생각했다. 어머니는 일하느라 피곤한 것 외엔 건강하고 즐겁다. 문제될 일이 없다. 답답함이 풀리지 않은 긴 날숨을 쉬고, 시계를 봤다. 저녁 여덟 시 반에 근접해 있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연락 올 곳도 없고, 연락하기도 좋은 일이 아니라 다시 덮었다. 머리를 털어도 잡념이 사라지지 않았다. 평생 해보지도 않던 꿈풀이를 검색하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다시 핸드폰을 확인한 것은 하루가 지난 후였다. 큰고모님의 부고를 알리는 문자가 와 있었다. 영면하신 것은 전날 저녁 여덟 시가 조금 지난 시각, 내가 그 꿈에 들어 있었을 때였다.
그리고 난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