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나머지 11/12를 눈 앞에 두고
백수가 되었다.
머리에 콜드팩을, 배에 핫팩을 붙이고 글을 쓴다. 장염?이 한번 닥쳐서 위액을 뱉어냈다. 동네 터줏대감 내과의사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장염이 유행이란다. 이틀간 먹은 건 죽 한 그릇과 두유와 약 몇 알이 전부, 그림은 그려지지 않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룬 건 없이 나이만 먹는 일이 거듭되었다. 애를 낳아야겠다는 농담이 말하면서도 농담같지 않다. 그래도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버려둔다. 그래도 될 것 같다.
되긴 뭐가 되냐면… 그냥 살아진다.
쌀국수를 먹었다. 원기를 회복했고, 처방받은 진통제는 두 번 투약할 분량을 아꼈다.
거듭 쓰자면, 백수가 되었다. 당분간 집에서 뒤굴거리며 (놀랍게도) 만화를 그릴 예정이다. 집이란 곳이, 뒤굴거리기에는 최적인데 작업을 할 분위기는 아니다. 쿠션이 짜부라진 의자 뒤에 침대가 블랙홀처럼 묵묵히 있고, 책상이 지독히 난장판이다. 이걸 키보드로 두드리고 있을 시간에 청소를 하면 되겠지만 포스팅의 두 번째 단락에서 이미 결론지었듯이 이래도 될 것 같… 치울께….
첫째로 필요한 것은, 타블렛 받침대다. PTK-1240의 크기는 623*462*28mm, 무게는 3.5kg이다. 작업할 때마다 허벅지에 놓고 쓴다. 하지만 이 오빠는 너무 듬직하다. 내 다리는 짧아서 감당하기 어렵다. 각도 조절, 높이 조절이 되고 흔들림이 없는 평판 한 장이 이렇게 귀하단 말인가!… 이젤은 웃긴 아이디어고, 노트북 거치대는 일견 괜찮았지만 sz님이 시크하게 비웃어주셨다. 남은 선택지는 둘이다. 작은 책상과 휴대용 제도판을 사거나, 제도대와 제도판 세트를 사고 거기에 타블렛을 얹어 쓰는 것이다. 웹상에서 주워모은 스펙과 리뷰로 보면 미카도 PEB1824B가 용도에 알맞은 것 같다.
둘째로 필요한 것은 프린터. 스케치나 콘티, 원고지 인쇄용으로 주로 쓸 것이다. 엡손 스타일러스 T10으로 마음의 결정을 거의 한 상태.
지하철에 SIDIZ가 광고 때리던데 의자도 바꾸고 싶다. 스캐너도 개비하고 싶고, 아무 쓸모없는 여자 가방도 하나 갖고 싶고… 생일이었기 때문에 핫하 나에게 주는 선물 뭐 이런 개소리를 머리속에서 5.1채널로 구간반복하다가 구두를 한 켤레 샀다. 어차피 신지도 않으리란 걸 아는 얼터에고와 닥치고 결제하는 에고가 있고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앞인 척 뒤인 척 하지만 둘이 합쳐 십원짜리지.
원래 셀카라도 첨부해서 포스팅의 영양가를 높이려 했으나 못생겨서 포기했다. 쎄라비!




정말 요즘 주변에 장염 걸린 사람이 많네요; 전 한 번 걸려 보는 게 소원인데;;(돌 맞을 소릴;;) 어서 쾌차하셔서 맛난 것 드시구 건강해지세요;ㅁ;/
난 시크하게 비웃진 않았는데…
다만 엎드려 잤을때
무너지느냐 버텨주느냐 뭐 그런 이야길 한것 까지만 기억이 나요.
사실 아직 남대문에 나가보지 않았습니다. -_-; 하지만 아마 살 것 같아요. 올해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