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독자가 한 명 줄었어도) 연재는 계속 하고 있다. 마감도 계속 늦고 있다. 이번 생에 착한 일을 많이 해서 다음 생에는 에어컨이 있는 집에서 살 생각이었지만 담당자님의 위산분비량을 감안하면 이번 생도 틀린 것 같다.
1. 취업 의지가 희미해졌다. 그렇다면 서울에 눌러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 고향으로 내려가 작업 환경을 꾸며도 된다. 논두렁에서 대가리를 끄덕이는 새떼를 볼 수 있다. 부모님 집의 냉장고를 털 테니 밥상도 찬란해진다. 여기저기 날려보내는 돈을 차분히 쇼핑몰 적립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fail!)
손해를 보는 것은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서울에 눌러있으면 얻을지도 모르는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익일지도 모르는 것들. 이 고민을 들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누리는 문화생활은 어쩌느냐"고 물었다.
문화라….
2. 말줄임표를 찍고 나니 달리 말할 도리가 없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

서울의 지하철이라고 해서 모든 차량의 시트와 창문 배치가 저렇지는 않다.
0. 32-24-33
줄자가 늘어났나 싶어 다시 쟀다.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이 수치를 들고 자랑해봤자 어머니와 이모로 이어지는 외갓집 여인들 사이에서는 "통나무가 가늘어진 거지 뭐"라는 반응밖에 얻지 못한다) 줄자가 닿는 곳을 피해 군살이 쌓였고, 거울로 얼굴을 보면 기분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몸매를 숫자로 치환해놓고 자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깜박, 지하철 전신거울로 셀카를 찍었다. 괜한 것을 알았다. 6등신이잖아. 이런 숫자는 깨닫고 싶지 않았다.
1. 치열교정이 끝난 것은 작년 가을 무렵이다. 뻐드렁니를 밀어넣고 어금니를 뽑고 사랑니를 세웠다. 어머니는 그것을 무척 반겼다.
"우리 딸, 인물났네. 내가 고슴도치 어미라 이런 말을 하나?"
어머니는 가지런해진 앞니를 만족스럽게 쳐다보다가 뒤로 조금 물러나 나를 재듯이 살폈다.
"이제 눈만 조금 하고, 코도 조금 하고, …턱도 조금 깎고 화장을 하고 다니면 예쁠텐데."
"…충분히 객관적이신데요, 어머니."
2. 어머니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나한테 안한다고 뭐랄 것이 아니다) 일 년에 한두 번쯤 어머니는 거울 앞에 앉았고, 한참 지나서 일어났다. 그런 후 어머니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어머니의 화장술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어떤 스타일이라고 찍어 말하기도 어렵지만…
마티스? -_-
내가 지금까지 화장술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는 것도 일부는 어머니의 탓이다. 시도는 했다. 이모가 챙겨준 화장품을 뿌듯이 안고, heerin이 주고 간 화장대 앞에 정좌하여, 구글링과 유튜브를 통해 익힌 것을 재삼 암송했다. 그렇게 난 분명히 시도는 했다. 떨리는 손을 억누르고, 어떻겐가 됐다 싶을 때까지 집중했다.
물론 칸딘스키도 그림 한 점을 완성할 때 집중을 하긴 했을 것이다.
칸딘스키 말이다.
눈이 아프다. 오타가 없길 바라며 키보드를 두들긴다. 나와 타인의 사생활을 끌어다 글을 쓰는 것을 저어하고 있었다. 장님같기도 하고, 벙어리같기도 한 나날이었다.
허삼관매혈기를 다 봤다. 짜릿하고 좋은 글이었다. 요즘은 글을 읽고 읽었다 말하는 것이 무람하다. 책을 덮으면 한참 넓어졌던 세계도 그 한 권 안으로 닫혀 사라지고, 나는 변하지 않은 인간 한마리여서 그렇다. 그래도 허삼관매혈기만은 정말 좋은 소설이었다. 아마 어느 술자리에선가,
"허삼관매혈기, 피를 팔면서 사는 남자 이야기요. 이걸 꼭 보셔야 된다니까."
라고 얼굴이 벌개져서 떠들어댈 것 같다. 내게 허삼관매혈기를 추천한 그 남자도 그랬다. 그는 조선일보 면접을 보고 왔고…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이죽거릴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더 한심한 일상을 원한다면, 여기 많이 있다.
청소를 안했다. 주전자를 태웠다. 침대가 부서졌다. 옆구리에 군살이 붙었다. 머리카락이 자랐다. 날파리가 떠돈다.
하라는 화장은 여전히 안한다. 딸기코를 고칠 수 있을까 하고 피부과에 갔을 때 의사는,
"화장품 쓰시는 거 있으세요?"
"없는데요."
"스킨이나 로션 안쓰세요?"
"안쓰는데요…."
라는 대답에 원시인 보듯 나를 살폈다. "선크림은 꼭 바르세요." 당부하고 약품을 처방해줬다.
"매일 세수한 다음에 코에 바르세요."
차마 "매일 세수하지는 않는데."라고 반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수 안하고 그냥 바르고 있다. 효과를 볼 수는 있을까.
외출할 때는 대부분 세수를 하고 있습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뒷담화하는 사람을 싫어하거든요." 라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한 다음 덧붙였다. "아니, 이것은 크레타의 뒷담화쟁이."
농담은 그만, 원고해야겠지요. (아마도)
내 꿈은 직설적이다. 잠들지 않았을 때의 고민이 잠들었을 때도 이어진다. 처리하지 않은 청구서, 끝내지 못한 일, 미처 내놓지 못한 쓰레기, 완성하고 되짚어갈 때 드러나는 오류 따위다. 있을법하지 않은 일은 꿈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
허무맹랑한 꿈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며 줄어들었다. 정글과 섬, 거대한 서점, 화성을 탐험하고 나서 모래알이 물에 가라앉듯, 요 두 장을 펴면 꽉 차는 단칸방으로 되돌아오는 꿈이었다. 몇 년을 두고 반복되었던 이 꿈은 내 방이 생기자 사라졌다. 살인귀에게 쫓겨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뚫리거나, 등이 크게 베이는 꿈도 있었다. 이 역시 사라졌다.
그래서 나는 성실하게 현실과 개연적인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지난 주말에 틈입한 꿈 하나를 빼면 그랬다.
꿈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얼마나 기분이 나빴는지 말하기도 어렵다. 눈을 뜬 채로 이건 꿈인데, 어차피 꿈인데…하고 되풀이해 생각했다. 어머니는 일하느라 피곤한 것 외엔 건강하고 즐겁다. 문제될 일이 없다. 답답함이 풀리지 않은 긴 날숨을 쉬고, 시계를 봤다. 저녁 여덟 시 반에 근접해 있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연락 올 곳도 없고, 연락하기도 좋은 일이 아니라 다시 덮었다. 머리를 털어도 잡념이 사라지지 않았다. 평생 해보지도 않던 꿈풀이를 검색하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다시 핸드폰을 확인한 것은 하루가 지난 후였다. 큰고모님의 부고를 알리는 문자가 와 있었다. 영면하신 것은 전날 저녁 여덟 시가 조금 지난 시각, 내가 그 꿈에 들어 있었을 때였다.
그리고 난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

#0. 규칙 없는 생활에 싫증이 난다.
퇴사 이후의 생활에 진전이 없다. 공부도 많이 하고, 그림도 많이 그리면서, 삶에 쌓인 먼지를 조금이라도 털어보려 했는데. 건강은 좋아지고, 마음도 훨씬 편해졌지만 오른쪽 손목에서 어깨, 허리에 이르는 근육통이 생겼다. -_-
#1. 목요일마다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배우기강좌의 2, 3, 4강을 수강했다. 1강이 민주주의였는데 놓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각각 3학점짜리 강의인 것을 한시간 반만에 구겨넣다가 매번 망하고 있었다. 2주차와 3주차 강의가 재미있었다. 갈등관리학은 낯선 개념이어서 재미없을 수가 없었다. 4주차의 햇볕정책을 비롯해서 통일에 관한 이슈가 다뤄질 때는 데면스럽게 들었다. 내가 이렇게 관심이 없다면 다른 젊은 사람들도 그럴까?
한 시간에 수강료 만 원, 굉장히 싸다. 김대중배우기강좌라는 타이틀이 거리끼지만 않았다면 자의로 신청했어도 괜찮았겠다.
그렇다. 자의로 듣지 않았다….
#2. 공짜표로 파이널 판타지 콘서트 Distant World 에 다녀왔다. 파이널 판타지 팬이 아니어서 감격은 없었다. 그래도 처음 듣는 오케스트라다. 신기했다.
#3. 역시 공짜표로 대전블루스 0시 50분 공연에 다녀왔다. 창작 현대무용의 모든 단점이 거기 있었다. 거슬리는 음악, 특징 없는 안무, 초점을 잃은 무용수 배치, 무용수 개인 기량의 문제… 전부 너무하잖아. 대전블루스는 훌륭한 노래란 말이다!
#4. 손과 팔에 무수한 찰과상을 남겼던, 책상의 튀어나온 못을 마스킹 테이프로 덮었다. 깔끔해졌다. 프린터 사니까 종이에 스케치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작화는 붕괴되었습니다.
그림이 허섭해서 내가 고민이 많다.
STAEDTLER Mars plastic holder, 그냥 홀더 타입 지우개 쓰려고 샀다. 지우개 자체가 존나 구리다. 연필선을 지우지 않고 뭉갠다. Pentel Clic Eraser 2가 백 배 나은 선택. 가격도 이쪽이 싸다. Tombow MONO zero나 다른 시리즈는 쓸 생각이 없다. 연필선을 정밀하게 수정해가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효용이 적다. (그래도 눈에 보이면 사겠지)
Pentel Graph1000 0.9가 방구석 어딘가의 블랙홀에 빨려들어갔다. 급히 Pentel 120 A3dx 0.9를 샀다. 이 여자는 펜텔이 짖으라고 하면 짖을 것 같다 멍. 종이에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줄어들어서 대단히 불만족스럽지만, 어쨌든 그림이 그려진다. 게다가 Graph1000일 때와 그림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역시 도구를 탓할 근거도 없었다는 것이다.
…필기구 모델 거명해가며 글을 쓰려니 포스팅이 막 신난다. 본색 드러나기 전에 이만 뿅.
백수가 되었다.
머리에 콜드팩을, 배에 핫팩을 붙이고 글을 쓴다. 장염?이 한번 닥쳐서 위액을 뱉어냈다. 동네 터줏대감 내과의사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장염이 유행이란다. 이틀간 먹은 건 죽 한 그릇과 두유와 약 몇 알이 전부, 그림은 그려지지 않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룬 건 없이 나이만 먹는 일이 거듭되었다. 애를 낳아야겠다는 농담이 말하면서도 농담같지 않다. 그래도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버려둔다. 그래도 될 것 같다.
되긴 뭐가 되냐면… 그냥 살아진다.
쌀국수를 먹었다. 원기를 회복했고, 처방받은 진통제는 두 번 투약할 분량을 아꼈다.
거듭 쓰자면, 백수가 되었다. 당분간 집에서 뒤굴거리며 (놀랍게도) 만화를 그릴 예정이다. 집이란 곳이, 뒤굴거리기에는 최적인데 작업을 할 분위기는 아니다. 쿠션이 짜부라진 의자 뒤에 침대가 블랙홀처럼 묵묵히 있고, 책상이 지독히 난장판이다. 이걸 키보드로 두드리고 있을 시간에 청소를 하면 되겠지만 포스팅의 두 번째 단락에서 이미 결론지었듯이 이래도 될 것 같… 치울께….
첫째로 필요한 것은, 타블렛 받침대다. PTK-1240의 크기는 623*462*28mm, 무게는 3.5kg이다. 작업할 때마다 허벅지에 놓고 쓴다. 하지만 이 오빠는 너무 듬직하다. 내 다리는 짧아서 감당하기 어렵다. 각도 조절, 높이 조절이 되고 흔들림이 없는 평판 한 장이 이렇게 귀하단 말인가!… 이젤은 웃긴 아이디어고, 노트북 거치대는 일견 괜찮았지만 sz님이 시크하게 비웃어주셨다. 남은 선택지는 둘이다. 작은 책상과 휴대용 제도판을 사거나, 제도대와 제도판 세트를 사고 거기에 타블렛을 얹어 쓰는 것이다. 웹상에서 주워모은 스펙과 리뷰로 보면 미카도 PEB1824B가 용도에 알맞은 것 같다.
둘째로 필요한 것은 프린터. 스케치나 콘티, 원고지 인쇄용으로 주로 쓸 것이다. 엡손 스타일러스 T10으로 마음의 결정을 거의 한 상태.
지하철에 SIDIZ가 광고 때리던데 의자도 바꾸고 싶다. 스캐너도 개비하고 싶고, 아무 쓸모없는 여자 가방도 하나 갖고 싶고… 생일이었기 때문에 핫하 나에게 주는 선물 뭐 이런 개소리를 머리속에서 5.1채널로 구간반복하다가 구두를 한 켤레 샀다. 어차피 신지도 않으리란 걸 아는 얼터에고와 닥치고 결제하는 에고가 있고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앞인 척 뒤인 척 하지만 둘이 합쳐 십원짜리지.
원래 셀카라도 첨부해서 포스팅의 영양가를 높이려 했으나 못생겨서 포기했다. 쎄라비!
즉, 조상님들의 유구한 폐인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라고 합니다.

GMT -08:00 과 GMT +09:00 의 대화….
저 맹세가 무턱대고 멋있어보이는 여자분은 연락바랍니다. 위너들 대기중. 수학문제도 잘 풀어요. 후면주차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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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만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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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튜오스4 리뷰를 대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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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리는 청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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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더러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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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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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렛으로 그린 마우스
엮인 곳이 없는 이미지를 한데 모아 포스팅한다. 갈수록 우려먹기라는 느낌이구나.
0. 모기가 날다 지쳐 허벅지에 앉았다. 힘차게 후렸다. 손바닥에 한 획의 핏자국이 생겼다.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이므로 오라질년이라고 부르는 것이 참 적당하다. 이 오라질년아, 삼각김밥과 컵라면에 전 내 피를 빨아서 배부르더냐. 아 오라지고 불쌍한 년아, 빨아놓은 피가 갈색으로 찐득해질 때까지 알 까는 것도 잊어서 무엇하니.
1. 길에서 카드를 주웠다. 은행에 전화했다. 카드 주인과 연락이 닿아, 그녀가 티.오.피 스위트 아메리카노 캔 하나를 주고 자기 카드를 찾아 돌아갔다. 나는 단지 습득한 카드를 신고하려는 것 뿐인데 핸드폰에 대고 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것은 짜증났다.
2. 이번 달 지각 너무 많아…. 할 일도 많은데 집중이 되지 않는다. 대체 뭘 어떻게 열심히 해야 할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원래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긴 할까? 모든 걸 집어치우고 캘리포니아에 가고플 때도 있다. 캘리포니아 날씨 너무 부럽다. 그곳의 포도나무뿌리진딧물(phylloxella)이 나보다 잘 먹고 잘 살겠지.
건강이 좋지 않다.
3. 순대국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새 주전자와 보온 포트 샀다. 이제 겨우살이차만 사면 올 겨울의 지름은 끝일런가.
4. 운하 파고 있다. 파지 마 파지 마 파지 마 파지 말라고오오오 고소득층 세수는 줄이고, 내 세금은 올리고, 복지 예산은 어디다 갖다 팔아먹고, 물가는 망가뜨리고, 세종시는 발뺌하고, 서울 바닥에 터널은 파고, 물길은 뒤집고, 다 기억도 나지가 않아, 뭐 이런 웅장한 개새끼들이 다 있어! 그 와중에 좋은 일을 적어야 할 것 같은데 올해도 한 것 없이 지나간다. 12월이여 오지 말아달라….
부제 : 여러모로 망한 듯
0. 만화 할인점에서 브래드할리의 마차, 거북이 춤추다, 너는 꽃미남, 푸른 알약을 샀다. 차례대로 고어, 병맛, 일상, 비애를 기대했는데 전부 다 기대 이하였다.
브래드할리의 마차는 한정된 소재를 가지고 출판 가능한 범위에서 분위기를 잘 맞췄다. 푸른 알약은 애초에 비애를 기대하지 말라는 느낌이다. 해외 작가가 그린 건조한 진술 형태의 만화는 딱 쥐까지가 재미있었다.
1. 달걀 한 줄, 베지밀 B 1리터, 바나나 한 송이를 샀다. 쌀에 찰흑미와 보리를 섞어 밥을 짓고, 구운 김과 김치를 썰어 한 끼를 때웠다. 주말 먹이로 이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요일 밤에 파닭을 시켜 간장양념 순살치킨을 반찬삼아 밥을 먹었다.
담박하게 끓인 냉이국, 민물새우와 함께 찐 고구마순, 살짝 시어진 백김치, 양념 게장이 먹고 싶다. 거기에 겨우살이차를 듬뿍 우려 놓고 쌉쌀한 케이크 한 조각을 곁들이면
으흐ㅎ흑흐흐ㅎㄱ흑ㅡㄱ흐ㅇ쳐마ㅇㄴ여머;
2. 구글 웨이브는 업무용이나, 뭐든 아젠다를 갖는 일에 적당한데 그 외의 쓰임새는 모르겠다. 온라인에서의 내 활동은 전혀 아젠다도 미래도 생산성도 없다. 한 일도 없는데 왜 벌써 일요일은 저물어가는가. 아마도 그레고리력의 문제다.
3. 방청소 안한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 슬슬 방 안에 나 말고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 같아 신경쓰인다. 피자와 치킨 박스와 설거지감이 쌓인 주방, 냉동실만 까면 매머드 화석이 나올 것 같은 냉장고, 욕실, 그에 앞서 내 조그만 방과 큰방의 짐 얼마간 처분해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귀가하면 늘어져 잠들고 만다. 어깨와 손목도 살살 쑤시고 있다. 파스를 붙여야겠는데 견갑골까지 손이 넘어가지도 않아.
냉이국 대신 아욱국을 끓여야겠다. 청소부터 하고.
4. 책 안 읽은지 너무 오래됐다. 뭔가를 깊게 고민한 것은 더욱 오래되었다. 둘 다 부끄러울 일이지만 후자는 정말, 그러려면 왜 사느냐 싶다. 글이 길어지는 데서 이미 냄새가 풍기는데,
요즘 우울하다. -_-